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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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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프롬 제작년까지는 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일과 직장"이었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일 잘해서 돈 잘벌고, 더 좋은 회사로 옮기고이런 것들이 가장 내게 1순위였다. 야근과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운동을 2년동안 했고, 직장에서 여자로서 불이익 받고 싶지 않아 결혼을 그렇게 오래 원하던 남자친구의 진심도 받아주지 못했다. 공격적이고 전투적이고 스스로를 쪼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아마 제작년쯤부터 서서히 그랬던 것 같고,본격적으로는 작년부터 다른 생각이 들기시작했는데,이러한 패턴으로, 지금의 삶의 목표로 10년, 20년, 30년 살아갔을 때 내 모습이 내가 원하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이었다.물론 임원의 삶도 경험해보고 싶었다.그런데 내가 그자리를 원하는 데에 자리잡은 가치는 돈, 명예, 권력 이런 것들인..
바닷마을 다이어리, 자연스러운 치유 바닷마을 다이어리, 홀로 감상한 첫 영화. 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오후 2시, 광화문 시네큐브 일본 영화의 이런 감성이 좋다. 여백이 많고, 진정 생활같고, 아름다운 영상, 따뜻한 음악 이복자매들이 함께 생활하게 되며 서로의 아픔, 삶을 인정하고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 상영 도중 감정을 참을 수 없이 북받치던 순간은 스즈가 자전거를 타고 벚꽃터널을 통과하며 눈을 지그시 감고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의 모습과 맏언니 사치가 자신들을 14년 동안 버려둔 엄마와 마주했을 때 뾰족하게 굴다가 못다 전한 선물을 주러 다시 들른 엄마를 따라 외할머니 빈소를 가는 모습이었다. 스즈의 모습에서는 그간 홀로 마음고생했을 속 깊은 여중생이 느꼈을 간만의 행복에 안타까움과 안도의 마음이 들어..
캐롤 질리언 "다른 목소리로" 독서 후기-숨겨져 있던 나로의 두드림 자각의 순간 캐롤 질리언은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 말을 걸어 왔다. ‘너의 모습은 어떠니?’ 특정 구절을 읽고 문득문득 소름이 돋았다. 그것은, ‘지금까지 왜 나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판단하고 행동해왔는가?’에 대한 자각이자 충격의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23년을 살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갖는 피해 의식은 거의 없었다고 회상된다. 하지만 분명 “여자라 별 수 없어”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의식적으로 행동했던 적은 많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자라서 별 수 없다”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가 무엇이고, 나는 왜 그러한 평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했는지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여자라서 별 수 없다”는 말은 여자로서의 특징과, 그것을 평가하는 태도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자이기 때문에..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는 수많은 소시민의 공감을 자극할,<도쿄 오아시스> 12월 초, 추적추적 가을 가랑비와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의 모습이 너무도 처량해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날씨에 찾아간 광화문 스폰지하우스. 스폰지하우스에서는 일본 로맨스영화 특집으로 유명한 영화들을 상영하고 있었다. 쉘위댄스, 지금만나러갑니다, 조제 그리고 호랑이. 특별히 일본 영화를 찾아 본 것은 아니지만 서정적인 화면과 무게감 있는 독백, 뭔가 밋밋한 듯 하지만 그만큼 좋은 결론일 순 없을 것 같은 마무리때문에 일본 영화들에는 많은 감동을 받아왔던지라 왠지 설레는 맘으로, 낯선 제목의 "도쿄 오아시스"를 선택했다. 도쿄 오아시스 라는 제목을 보고, 팍팍한 현대인의 일상에 오아시스와 같은 메세지를 주는 영화일까? 쉼표를 찍어줄 수 있는 편안한 영화일까? 아님 오아시스 같은 사랑이야기일까? 내가 현재..
3 idiots, 세 얼간이 세 얼간이? 홍양의 소개로 접하게 됐다.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의외로 괜찮은 영화"라고, 내 이름은 칸을 필두로 인도영화의 희노애락이 담겨있고 해학적이고 신나면서도 철학적인 그 느낌에 빠져있었던 터라 궁금하기도 했고 우선 러닝타임을 보지 못했기에 감상을 시작했다. 실제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약 3시간 정도이다. 하지만 보기 전도, 보는 내내도 시간을 생각할 새가 없었고 그만큼 볼거리와 스토리구성이 탄탄하다. 일류 명문대 공대생 3명의 우정, 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다. 란초라는 이름의 친구는 매우 어른스럽과 신과 같은 존재이다. 두려움이 많은 친구 파르한 걱정이 많은 친구 라주 두 친구의 모습은 누구든 갖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둘에게 두려운 순간이 닥쳤을 때, "알 이즈 웰"을 외치며 심장을 안심시켜주..
이육사, "절정"을 보고 8월 14일 저녁, MBC에서 15일에 방영할 이라는 광복절 특집드라마 예고를 보고, 알람까지 맞추며 방송을 기다렸다.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열심히 연구하고 사랑한 인물은 아니었던 이육사에 대한 궁금한도 컸고, 그 무엇보다 시대의 고통을 온몸으로 부딪쳐야했던 문인의 고뇌를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한 마음이 가장 컸다. 눈이 밝은 사람은 살아가기 고통스럽다는 이육사 조부의 말처럼 불의를 참지 못하는 그의 천성은 그의 인생과 가족의 인생을 괴롭고 처참하게 몰아갔다. 보고도 못본척, 듣고도 못들은척 하며 일신의 안위를 챙기는 대부분의 요즘 사람들, 또 나 내 심신의 망가짐을 두려워하며 눈치보고 복지부동하는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미련해보이는 모습이다. 나는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시대에 예민했던 많은 문학하는 이들이..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 김윤시 1. 김윤식 - 박재삼의 2. 이규태 - 전라도 민용시, 3. 김용운 - 한용운의 4. 안정효 - P.B. 셸리의 5. 오세훈 - 박목월의 6. 조세형 - 한용운의 7. 조경철 - 이은상의 , 길은정의 8. 최정화 - 김소월의 9. 이규형 - 김남조의 10. 서정범 - 김소월의 11. 윤대녕 - 이진명의 12. 황주리 - 강은교의 13. 김정일 - 작가 미상, 제목 미상 14. 마광수 - 이상의 15. 조양욱 - 이문재의 16. 이영희 - 이상화의 17. 조동일-마츠라브의 18. 윤방부 - H.W. 롱펠로의 19. 이인구 - 윤제림의 20. 유승우 - 노자(老字)의 21. 노희경 - 김명인의 22. 윤병철 - 사무엘 울만의 23. 양창순 - 신석정의 24. 김의환 - 모세의 중에서 25. 김벌래 - 사무..
[이터널 선샤인]권태기 연인을 위한, 또는 사랑과 이별을 위한 영화 이터널 선샤인. 오래된 연인들이 함께 이 영화를 보면 아마도 서로의 손을 꼭 잡게 되지 않을까. 사랑의 고통을 감당하는 것은 강도의 차이일 뿐 그 누구에게나 괴로운 일일 것이다. 결국 나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는 그 사람에 대한 기억과 그 사람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기억만 사라진다면, 그 존재만 사라진다면 다시 평온한 생활을 되찾을 것이고 고통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잇을 것만 같다는 희망때문이리라. 주인공 죠엘은 사랑했던 옜 애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의학의 힘을 빌어 지우기로 한다. 그러나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행복했던 추억들과 마주하고 그 추억들 중 결코 잊고 잎지 않은 것들이 산재해있다. 끊임없이 외친다. 그 기억만큼은 남겨달라고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기억들만 잊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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