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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이터널 선샤인]권태기 연인을 위한, 또는 사랑과 이별을 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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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이터널 선샤인.
오래된 연인들이 함께 이 영화를 보면 아마도 서로의 손을 꼭 잡게 되지 않을까.

사랑의 고통을 감당하는 것은 강도의 차이일 뿐 그 누구에게나 괴로운 일일 것이다.
결국 나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는 그 사람에 대한 기억과 그 사람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기억만 사라진다면, 그 존재만 사라진다면 다시 평온한 생활을 되찾을 것이고 고통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잇을 것만 같다는 희망때문이리라.

주인공 죠엘은 사랑했던 옜 애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의학의 힘을 빌어 지우기로 한다.
그러나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행복했던 추억들과 마주하고
그 추억들 중 결코 잊고 잎지 않은 것들이 산재해있다.
끊임없이 외친다. 그 기억만큼은 남겨달라고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기억들만 잊어버린다면, 그 시간들만 지워버린다면 숨통이 트여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동시에
그 추억들은 과거의 나이고, 또 현재의 나를 이루고 있는 눈물이 날 것 같이 찬란한 순간들이다.
이 행복이 언젠가는 변해버릴 수 있어 슬프지만 그것을 감내할 만큼 그 순간은 지독하게 행복하다.

죠엘과 클레멘타인은 서로의 기억을 지워버린 후, 우연히 또 만나게 되어 서로에게 다시 호감을 갖게 된다. 우연한 계기로 과거 서로를 사랑한 사이었음을 알게 되고 서로에게 질려버린 이유도 알게 된다. 서로의 치부를 모두 알게 되면 또 언젠가는 질리게 될 것이고 고통스럽고 방황하게 될 것이지만 그들은 현재 서로에게 느끼는 강렬한 호감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잊고 싶어 잊어지는 것이 아닌 것,
만나질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헤어날 수 없는 운명의 끈 같은 것으로 엮여있는 것,
또 아프고 고통스러운 결과를 알지라도 결국 마음의 소리를 져버리지 못하고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것,
그게 사랑일테고
또 그렇게 우둔하게 고통의 불덩이 속에 함께 손 붙잡고 뛰어들어 뻔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해도 현재의 행복에 눈이 멀어버리는 것
그게 사랑인가보다.

서로를 많이 사랑할지라도 오래 만나게 되면
처음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던 상대방의 작은 습관, 특징, 성격들이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그것이 헤어짐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죠엘과 클레멘타인 둘도 그러했다.
처음에는 똑똑하고 자유분방한 클레멘타인의 모습에 반했던 죠엘이지만 시간이 흐르자 똑똑해보이지만 교양있지는 않은, 또 너무 자유분방해서 문란한 것 같은 클레멘타인의 성향에 불만이 쌓이고
처음에 착한 죠엘에게 반했던 클레멘타인은 그 착한 성격을 지루해하며 더이상 견디지 못한다.
서로의 허물이 보이기 시작하는 이 시점에는 처음의 불타는 사랑과는 다른 사랑으로 또 변하게 되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간에 따른 이러한 변화가 사람이 변하는 것이라 고민했었다. 하지만 사랑의 유형이 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좀더 안정적인 사랑일테고 좀더 서로에게 배려와 노력이 필요한 사랑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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