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12월
항상 유쾌하고 살갑고 내게 관심 가져주던 너로 인해 마음을 열게 됐어.
퇴근 후 잠들 때까지 분초의 일상을 나누면서 가까워졌고, 처음에는 편한 동생이자 친구 느낌이던 네게 난 점점 호감을 갖게 됐고
몇 번의 만남으로 서툴지만 담백한 네가 남자로 좋아졌던 것 같아.
밤새 통화하던 날들, 새벽까지 함께 있던 날들, 또 서로 손에 낙서를 하고, 함께 산에 가고, 자전거를 타고
그렇게 우리가 함께 보낸 봄, 여름, 가을, 겨울들 행복한 순간들이 많이 기억난다.
하지만 만남의 시작부터 난 몇 번이나 너를 밀어내려고 했고,
나도 모르게 날 가뒀던 우리의 나이, 주변의 말들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이 계속 있었고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은 네 모습에 이런 내 마음이 더 강렬히 드러나면서 결국 널 지치게 만든 것 같아.
사랑표현을 갈구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원했던 내가 네게는 부담스러웠을 거고,
마지막 만나며 이별을 얘기하던 그날도 난 너와 더 노력하고자하는 마음이었어.
사실 우리가 서로가 다르다는 것은 알면서도 진지한 대화는 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하지만 넌 이미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이라고 했고 너를 더 잡을 수는 없었어.
이미 몇번의 이별을 말했던 나였기에 네가 처음 이별을 얘기했을 때는 정말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내가 네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어. 네가 한 말처럼 되지 않는데 노력하는 것들을 내가 몰라주고 자꾸 강요했던 것들이 너무 미안했어.
네 마음을 잘 믿지 못하고, 네게 끊임없이 투정했기에 넌 힘들었을거야.
너라는 사람은 정말 많은 장점을 가졌어.
너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넌 정말 솔직하고 단순해. 네가 하는 말들은 정말 그 말 외에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어. 뭔가 널 해석하려고 하지 않아도 넌 그대로 네가 드러나니까 너와 함께 있을 때는 너로 오롯이 보여. 또 내가 힘든 상황이었을 때에도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배려도 있고 어른스러워.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알고. 무엇보다 명확해. 네 행동들은 명확하게 네 기준에 의거한 모습이라 존경했어.
그런 네 모습에 많이 자극을 받았고,
네가 해준말처럼 싫은 소리도 하면서 살라는 말 명심할게.
내가 네게 한 것 처럼 너도 내게 많이 맞추려고 노력한 것들 잘 알겠어.
내가 좀더 성숙했다면 네게 좀더 대화를 시도하고 네 사정을 들어보려 귀기울이고 널 기다려주고 했을 것 같아.
하지만 난 사랑에서는 받기만해와 너무 어렸어.
네 말대로 너는 너고 나는 난데, 다른 사람인데 어떻게 한 사람이 원하는대로 맞출 수 있겠니
알면서도 잘 안됐던 부분이 바로 이거야.
서운해도 네 마음을 믿어줬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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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느낀 내마음은 진짜였고, 네게도 내가 좋은 추억으로 간직된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