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일상

자스민이 준 사랑에 대한 교훈

반응형
SMALL
10월경 집으로 데려온 자스민 화분의 잎파리가 시들었다. 시들시들해도 물 몇바퀴 휘휘 주면 다시 살아나던 녀석이라 건강하겠거니, 넌 다르겠거니했는데 이상하게 내마음이 아파오던 1월부터 잎이 누렇게뜨더니 이제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게됐다.
급하게 인터넷 검색해서 다진마늘을 물에 풀어서 뿌려주면 살아날수도 있다고 하여 응급처치를 하면서, 그 시큼한 마늘물 냄새를 맡으며 이러저러한 생각이 들었다.
데려온지 얼마안된 시절은 집에 들어올때 항상 다가가서 만져보고 인사를 건넸다. 못해도 이삼일에 한번은 들여다보고 만지고 얘기도해주고 물도 주었다. 그러다 내마음이 힘들어지자 거들떠보지도않고 방치한지 열흘정도 지나고 보니 이렇게 병들어있었다. 내마음의 병처럼 너도 병이들었구나. 내관심과 사랑을 기다리다 지쳐 이렇게 아파졌구나. 어떤 관계든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보살핀다는건 쉽지않다. 최근 읽은 에리히프롬의 사랑의기술 이라는 책을 보면 사랑이란 신앙의 작용이라는 말을 한다. 타인에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토대로 애정을 쏟는다는 의미이다. 타인에대한 신앙 전에 나에 대한 신앙이 전제가돼야한다는 얘기도 한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사랑 이것이 타인에게로 확장되는 것, 그것을 사랑이라 본다. 어쨌든 신앙만큼 정신의 근간에 침투해 내삶의 양식을 맞춘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아무튼 마늘물을 먹은 자스민이 다시 살아날수있을지는 모르겠다. 마늘물을 조심스레 주면서도 이미 이렇게까지 마르고 상처난 네가 이방법으로 살아날 수있을까 의문을 갖고있다. 자스민과도 이별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식물 하나를 정성스레 보살피는 일도 이리 쉽지않은데 하물며 사람은,  사랑은 얼마나 더어려운 일일까.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정성스레 보듬는 방법이 서툴수는 있지만 내가 할수있는 가장 최선으로 해야하겠다. 후회가없도록. 그 관계가 찰나가될 수도 있기에.

LIST